얼마 전 개봉한 나홍진 감독 영화 호프를 보았다.
안타깝지만 개인적으로 거룩한 밤 이후로 최악의 영화였다.
외계인급 개연성
개연성이란 전체적인 이야기에 대한 개연성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순간 순간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개연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영화 속 인물들은 극한적인 상황에서 왜 도망가지 않고, 도리어 괴물을 향해서 달려가는지 모르겠다.
괴물에게 페로몬이라도 뿌린 게 아니라면 이해가 불가능한 부분이었다.
괴물이 철천지 원수라는 서사를 쌓든가, 엄청난 보수가 있거나 하는 등의 유인 요소가 있어야 사람이 목숨까지 걸며 달려들 개연성이 생기는데, 영화 속 인물들은 이런 것 없이, 마치 전략게임에서 게이머가 어택 땅 누르듯이 각자 닥돌하다가 소중한 목숨을 버린다.
대표적으로 하나만 얘기했지만 왜 차타고 와서 괴물을 눈으로 보고도 놀라움보다 매우 능숙하게 괴물을 상대하는지, 또 굳이 달리는 말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라고 하는지 등 작품 전반에 걸쳐서 인물의 행동들이 납득이 되지 않아서 이입이 전혀 안 되었다.
화려하고 긴박한 액션신?
액션 신이 주력인 작품은 맞다. 액션 영화는 스토리, 설정, 구성 다 이상해도 액션신 하나라도 좋으면 그 영화는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영화 호프는 액션 신이 늘어지다 못해 지루했다. 액션신은 추격씬이 대부분인데, 이 씬이 한 컷만 놓고 보면 괜찮았지만, 계속 반복하게 된다. 똑같은 구도의 장면을 10개 정도 계속 이어 붙이니, 나중에는 이 장면 대체 언제 끝나냐라는 생각만 맴돌게 된다. 보면서 요즘 쇼츠에서 한 영상을 반복해서 보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걸 노렸나 싶기도 했다.
그나마 초중반 역광을 이용한 촬영 때문에 대낫임에도 어두운 느낌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것 같고, 배경이 80년대 쯤 돼 보이는 한국 배경에서의 액션씬이 조금은 독특해 보였다. 다만, 이것 역시 너무 세트장 같은 느낌이 강했다.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배우들은 다른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믿고 본 배우들이다. 다만 이 작품에서는 뭔가 연기가 붕 떠있고, 말투도 좀 이상해 보였다. 연기톤의 대사도 꽤 많았으며, 무엇보다 단어의 선택도 좀 이상했다.
후기에서 봤듯 욕설 감탄사가 주요 감탄사인 것도 도리어 어색해보였다.
원래 설정이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관객이라면 어느정도 눈치 챌 정도의 장치는 있지 않아야 할까?
더 나아가 괴물들의 CG 처리도 너무 애매해서 이러한 단점(?)이 더 증폭돼 보인다.
그나마 개그코드
그나마 관객들의 반응으로 말미암아 보면 코미디가 그래도 어느정도 대중성이 있는 듯 했다. 블랙코미디 느낌의 웃음 반 비웃음 반의 그런 웃음을 의도한 부분이 많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안 맞아 의도한 코믹 요소에 전혀 웃을 수가 없었다.
뭔가 있는 듯한 설정 하지만 느낌뿐
후속편이 나오면 몰랐던 설정들이 많이 드러날 듯 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의심 뿐이고, 확실한 건 없다. 누가 외계인 일 것 같다. 등등
지금까지 보여준 장면들은 너무도 진부한 설정들이다. SF에서 느낄 수 있는 신비감도 없다.
마지막에 거대 우주선이 추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모든 장면은 감독의 의도가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 장면을 넣으면서 대체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로서는 “어때? 웅장하지?” 이런 의도밖에 모르겠다. 내 능력으로는..
기타 생각들..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
영화 티켓비와 2~3시간의 관람시간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외출 준비도 해야 하고 외식도 겸하게 된다. 그러면 생각보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게 된다. 영화관 대신 OTT를 선택하게 되면 몇 만원과 시간 2~3시간은 더 아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웬만한 영화관 관람에 대해서는 이러한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롯이 그 시간만은 특별한 경험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이 영화만한 게 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이번 영화 호프는 이러한 가성비의 경계선에 있는 내 인생 몇 안 되는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렇게 후기를 쓰는 이유는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조차 특별했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이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나의 모순된 행동까지도 제작진이 의도한 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속편이 나오고, 이러한 내 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길 바란다.
내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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